SPV 설립 후 극복해야 할 과제들

지난 달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시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수석은 EU가 미국의 2차 제재가 실행되더라도 이란과의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Vehicle)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세부사항은 추후 조율 예정이나, SPV는 양측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활용될 것이고 현금흐름을 최소화하는 주로 물물교환 형태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모게리니 수석에 따르면 SPV는 “이란과 합법적인 사업을 추구하는 사업자들을 지원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추구함”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신규 금융시스템이 진정 이란과 유럽 양국에 유의미하게 작동 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미국이 불참한 JCPOA의 지속 여부는 유럽 중소기업들과의 협력에 달려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우선적으로 SPV 운영에 있어서 가장 이슈가 될 수 있는 사항은 미국제재의 범위가 SPV 시스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바, 관련 기업의 미래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시 유럽은행과 기업을 향후 미국의 제재 조치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무엇보다도, SPV의 형태는 이란과 EU 사이의 중개 역할을 하는 일부 유럽정부들이 잠재적으로 소유한 법적 독립체가 될 것 입니다. SPV는 미국이 금융, 특히 달러 기반의 거래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바, 삼각구도의 물물교환 구조를 통해 금융 흐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안될 것입니다. 실제로 SPV는 EU와 이란 사이의 수출과 수입을 위한 금융 및 상업 매개체 역할을 하며 이란과 거래하는 다른 나라에도 개방될 것입니다. 非 EU 국가들도 SPV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삼각 교역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예시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이란은 석유화학 제품을 A국가에 수출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은 SPV에 지불되어 에스크로 계좌에 보관됩니다. 그 이후, 이란은 유럽 납품업체로부터 장비를 수입하고 이 금액을 SPV에 보관된 계좌에서 삭감합니다.
따라서 SPV는 정확히 에스크로 계좌가 하는 기능처럼, 모든 수입과 수출에 대한 금융거래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정기적으로 자금의 균형을 맞추어 나갈 것 입니다.

SPV가 하나 이상의 유럽 중앙은행과 연계된다고 가정할 때, 이란이 SWIFT 시스템에서 배재 된 상황하에서도 SPV를 통한 거래는 작동 하게 됩니다. 물론 어떤 금융 거래도 달러 기반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위의 가정이 정확하다면, SPV는 이란 기업 및 은행과 직접적인 재무적 상호작용을 하는 유럽 독립기관이 될 것인바, 미국이 SPV와 거래하는 모든 법인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결국 EU정부와 기관들이 발생 가능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대비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습니다. 다시 말해, 핵심 과제는 SPV뿐만 아니라 이 메커니즘을 통해 이란과 직접 거래할 모든 유럽 기업들과 은행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유럽 내에서 혹은 WTO 같은 국제 기관을 연계하여 국제법적인 대비책을 마련 할 수도 있을 것이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EU가 향후 미국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세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이란과 다른 이해당사자들, 특히 이란의 非 EU 무역국들과의 거래에도 효율적으로 적용될 것인가 입니다. 또한, 이란 정부가 EU의 정치적 공약과 양측의 무역을 지속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이번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긴 하였으나 SPV는 무역을 지속할 잠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에게 더 중요한 문제는 투자와 기술이전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순수 무역이 아닌 기술이전 및 실제 투자를 촉진하기위한 양측의 다른 조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SPV 메커니즘이 단순히 “생존을 위한 원유수출”의 해결책이 되어서는 이란에게는 충분치 않습니다.

유럽 중소기업들이 특히 에너지 효율성, 물 관리, 환경 문제, 산업 발전과 같은 분야에서 이란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현상은 유럽 중소기업과 이란 민간부문이 성공적인 합작법인을 만드는 과정일 것입니다. SPV는 또한 조인트 벤처 설립을 준비하는 유럽 중소기업들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모든 당사자들에게 win-win 시나리오를 보장할 법적, 기술 및 운영 프로세스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란 정부는 이란 내 유럽 및 외국 기업들의 운영에 있어서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 내부적인 사업환경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이란 경제에 투자하는 것에 관한 한, EU와 이란은 이란에 투자하기 위한 금융자원을 동원하기 위해 양측의 참여로 다양한 투자펀드의 설립을 신중히 고려해야합니다. 이란이 유럽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동안 유럽은 일부자원을 전문분야에 할당할 수 있습니다. SPV가 이 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SPV를 통한 교역 대상기업들 중 일부는 이란 원유를 구입하고자 할 것입니다. 모든 대형 석유회사들이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 가장 큰 의문은 유럽 중소형 원유 거래사들이 SPV를 통한 이란산 원유 구매가 가능 할 것인지 여부일 것입니다. 위와 같은 원유 수입업체는 미국의 압력에 덜 노출되는 중소기업에 비해 미국의 제재에 더욱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EU가 이란의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켜 줄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EU가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자국 통화로 이란과 교역을 시작할 EU 이외의 교역 상대국들에게 SPV는 이란과의 거래를 위한 좋은 수단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나, SPV 메커니즘은 양측이 무역과 투자를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하기위해서는 더욱 보강될 필요가 있는 출발점입니다.

참조 : Will EU’s ‘SPV’ be able to sustain Iran trade, investment?, Al-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