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선택

 Why Iran will choose to negotiate with Trump트럼프의 이란핵협정 탈퇴와 폼페오 국무장관의 對이란 12개조건 제시가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강경책을 환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우려와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비난하는 사람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호전적이고 사실상 정권교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트럼프의 이란전략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사실,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방법은 이란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들이 무시하는 핵심적인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를 가중하는 와중에도 이란과 협상을 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입니다.

대화와 협상이 병행하는 ‘최대압박’ 정책이 현실화 될 경우, 이란과 미국 양국간에 포괄적인 합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아마도 폼페이오 연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란과의 포괄적인 협상을 통해 양국관계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폼페이오는 북한과의 협상을 증거로 내세우며 트럼프 행정부가 적대국을 상대로 복잡한 현안에 대해 협상할 뜻이 있음을 이란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압박정책으로 가까운 장래에 이란이 굴복하거나 정권이 교체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압박정책은 이란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습니다. 물론 이란은 현재 미국과 협상할 기분이 아닐 것입니다. 이란은 지금 미국의 핵협정 탈퇴로 인한 손해를 보상받기 위해 유럽과 협상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네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한 선택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첫째 이란은 유럽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럽이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기업들에게 미국시장은 이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이란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그 어떤 유럽연합의 정책도 이런 현실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유럽경제에 있어서 이란의 비중은 카자흐스탄보다도 작기 때문에 이란최고지도자가 만족할만한 보상안을 유럽이 제공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둘째, 핵무기개발 레이스는 리스크가 너무 많습니다. 이란은 핵협정을 탈퇴하고 원하는만큼 우라늄 농축을 실행하며 핵무기개발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이럴경우 유럽연합이 미국제재에 동참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획득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은 미국이 핵시설 또는 그 이상의 목표물에 대해 공습할 가능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또한 이때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이란은 미국의 이란전략이 가져올 충격을 면밀히 계산할 것입니다. 미국제재가 허약한 이란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과 피해를 입힐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제재부과는 투자를 기피하게 만들고 자본도피를 촉진하며 고용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것입니다. 제재와 함께 이란의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에 압박이 더해지면 이란은 대결이나 또는 퇴각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대결을 선택할 경우 이란국내에 할당되어 있던 자원이 대리전에 투입될 것이고 이에 따라 국내에 불만이 누적되어 체제 불안정을 가중할 수 있습니다.

넷째, 이란이 북미협상을 지켜볼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가 북한의 협상의지를 꺽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싱가폴 북미회담은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최종합의를 향한 좋은 출발입니다. 북미협상이 잘되면, 이란지도자들도 미국과의 협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분간 이란은 미국과 대화를 시작할 분위기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압박이 높아지고 비용이 증가하면, 이란은 아마도 전략을 바꿔 대화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길로 이끌수 있습니다. 이란이 이와 다른 선택을 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피해와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조 : Why Iran will choose to negotiate with Trump, Wash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