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이 없다

Pompeo’s Iran Plan Is a Pipe Dream트럼프의 핵협정 탈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자칭 새로운 對이란전략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 연설에서 폼페이오는 스스로 기본적 요청이라고 부른 ’12개의 요구’를 공개했는데, 사실 위시리스트라고 부를만한 것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폼페이오에 따르면 이란은 다음과 같은 요구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헤즈볼라, 하마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 이라크 주권을 존중할 것, 후티반군 지원을 중단할 것, 시리아에서 모든 이란병력을 철수할 것,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인근국가들에 대한 압력을 중단할 것 등등…

분명 오바마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이 이란에 이런 요구를 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오바마 정부는 이란의 핵프로그램 중단을 가장 중시했고 이란과의 핵협정 체결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핵협정의 앞날은 갑자기 불투명해졌고, 트럼프와 폼페이오는 이를 대체할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폼페이오는 말합니다. “우리는 이란에 전례없는 수준의 금융제재를 가하고 이란정부는 미국이 얼마나 진지한지 알게될 것입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폼페이오가 말하는 소위 전략, 즉 2012년 당시보다 더 엄격한 제재에 전 세계를 동참시키겠다는 생각은 그냥 몽상이고 폼페이오의 요구는 이에 기반한 위시리스트에 불과합니다.

정부인사 검증, 행정명령 시행같은 단순한 일도 무능한데다가, 오랜 동맹국들마저 미국을 외면하는 마당에 인류역사상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규모가 큰 사상 최대의 제재를 이란에 부과한다구요?

그것도 동맹국들이 신뢰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협정마저 부수어버리는 미국대통령의 팀이 한다구요?

사실을 말하자면 트럼프 행정부는 위시리스트를 달성하기 위한 그 어떤 전략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더 심각한 것은 트럼프가 핵협정을 탈퇴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막무가내식 행태로 인해, 미국이 전례없는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 꼭 필수적인 유럽의 협력을 이제는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처음에 백악관은 유럽이 핵협정을 살리기 위해 추가협상을 준비하는 등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힐책하다가, 스스로 핵협정을 위반(탈퇴)한 후에는, 이란이 핵협정을 위반(이란의 핵협정 준수는 IAEA가 검증 수차례 확인 함)했다고 주장하면서 유럽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뻔뻔함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유럽은 지금 핵협정을 포기할 기분이 아닙니다. 폼페이오의 위시리스트에 대해 유럽각국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입니다. 예컨대 온갖 외교적 기술을 구사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외무장관은 폼페이오의 거대계획을 ‘실현이 아주 어렵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이란연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경험부족을 또 한번 대내외에 공표했습니다. 폼페이오 위시리스트는 목적에서나 또는 수단에서나 완전히 비현실적 리스트입니다.

폼페이오는 막후에서 동맹국들과 상세한 로드맵을 준비하기는 커녕, 이란이 중동과 세계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12개 요구만을 제시했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동맹국들과 부지런히 협의하면서, 이란과의 협상에서 가장 우선시할 것을 검토하며 세월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젠 미국은 다시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리스트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여전히 미국에게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좀더 고립되었고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이젠 이란은 핵협정이라는 생존유지 장치를 끄게되면 선택의 순간에 핵문제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건 성공을 향한 전략이 아닌 재앙으로 다가가는 전략입니다.

참조 : Pompeo’s Iran Plan Is a Pipe Dream, Foreign Poli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