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원유수출 전망

Iranian oil exports set to continue under US sanctions미국의 핵협정 탈퇴는 이란원유산업에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지 않고 오히려 유가상승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깊고 심대한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5월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핵협정 탈퇴를 발표한 직후, 미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OFAC)은 180일의 유예기간(wind-down)을 제공하고 이 기간내에 이란산 원유수입을 상당한 수준으로 감축하면, 제재면제국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2010~2015년, 제재가 강화되고 유럽기업들마저 떠나자 당시 이란의 원유수출은 급락하여 거의 붕괴상태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험을 현재상황에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핵협정 전, 오바마 정부에게 미국의 2차제재(secondary sanctions)는 협상이라는 분명한 목적 아래 시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전략이 있는지조차 불투명합니다. 미국언론들이 대안없이 핵협정을 탈퇴했다고 비난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백악관, 국무부, OFAC를 포함하는 재무부가 포괄적인 전략아래 공동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조율하지 않으면 미국은 동맹국들조차 제재에 동참하는 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그리고 유럽이 이런 기류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유럽은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는한 제재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출에서 차지하는 몫은 작지 않습니다. 과거 2012년 한국과 일본의 자발적인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에 맞춰 유럽도 원유수입을 중단하자 이란의 원유수출은 하루 250만 배럴에서 110만 배럴로 곤두박질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핵협정이 타결되고 원유수출이 재개되자 2017년에는 하루 250만 배럴을 회복했는데 EU가 62만 배럴로 최대수입국으로 등극했고 뒤를 이어 중국(62만), 인도(47만), 한국(36만), 터키(24만), 일본(17만)이 차지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4월 수출이 290만 배럴에 달해 핵협정 이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는데, 이는 미국의 제재 재개를 예상하여 재고를 줄이려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유럽은 단지 미국의 제재요구를 거부하는 차원을 넘어 EU블로킹 법안을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로킹 법안은 미국의 초국가적 제재로부터 유럽기업들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프랑스, 독일, 영국은 트럼프의 탈퇴에 맞서 핵협정을 끝까지 준수하여 이란국민들에게 경제적인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한편 컨덴세이트를 주로 수입하는 한국은 이란산 원유수입을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반다르 압바스에 컨덴세이트 정유 시설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오르자 한국은 32만 배럴까지 수입을 줄였는데, 이는 전년대비 39% 감축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미국의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중국, 인도 터키 등은 과거에도 미국과 유럽의 제재동참 요구를 거부한 바 있고 이들은 모두 핵협정 존속을 지지하고 있어 자발적으로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최소한 트럼프 행정부가 분명한 전략을 제시하고 목적을 설명할 때까지는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단일국가로는 이란산원유의 최대수입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핵협정의 완벽한 시행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지 한국과 일본만 자발적 원유수입 감축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 국가들이 2012년때처럼 수입량을 절반 가까히 줄이면 수출 차질은 약 25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연말까지 이란의 원유수출이 10~15%정도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해외투자가 막히면서 이란에너지 산업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란에너지 산업은 2,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트럼프의 협정 탈퇴로 해외투자가 막히면 원유생산이 증가는 고사하고 현 수준을 유지하기도 힘들게 됩니다.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55억 달러를 투자한 프랑스의 원유 메이저 토탈은 미국정부와 교섭하여 제재면제권(waiver)을 부여받겠다는 입장인데 실패할 경우, 사우스 파르스 개발은 중국의 CNBC가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 Iranian oil exports set to continue under US sanctions,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