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주시하는 이란

Iran keeps close eye on upcoming US-North Korea talks지난 3월8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의 발표는 즉각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는데, 대부분이 핵위기를 종식시킬 첫 단추라고 환영한 반면, 일부에선 회담이 아무런 소득없이 끝날 경우의 파장을 우려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란은 이 소식에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 타결은 이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란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란핵협정(JCPOA : the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의 운명입니다.

만약 다가오는 5월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면제권(Sanction Waivers)을 갱신한다 하더라도 북미 회담이 타결될 경우, JCPOA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분명히 북미핵협정이 JCPOA보다 훨씬 나은 협상이라고 자화자찬하고 JCPOA를 파기할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우려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악명높은 2002년 연두교서에서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란과 북한,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묘사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을 세계평화의 최대 위협으로 인식하는 동안, 트럼프는 계속해서 이란을 북한과 같은 평화 위협세력으로 규정하며 부시 행정부의 전략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외교전문가인 아지졸라 하터므자데 는  이란정부의 고민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 이란은 북미협상을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고 두 번째는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면 될수록, 이란과 북한의 협력도 그만큼 한계에 부딪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내리면 반미 대열에서 이란은 홀로 남게 됩니다.”

현재, 이란정부 관계자들은 북미회담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일단 정확한 상황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회담 결과가 이란에 그리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고위 외교관 출신의 노스라톨라 타지크 는 북미회담을 회의적으로 바라봅니다. ”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같은 일방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고려하면, 트럼프가 재임기간 중에 국제기구나 기타 다른 국가와 전략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더우기 그 상대가 세계에서 가장 예측 불가능한 국가(북한)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북핵문제는 설령 해결 가능하다 하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또한 중국 변수도 고려해 합니다.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다고 해서 둘만으로 협상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동안 5월12일로 예정된 제재면제 갱신시한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단 테헤란의 현재 분위기는 트럼프의 갱신거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듯합니다.

만약 이 예상이 현실화 되면, 북미회담이 JCPOA에 미칠 악영향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갱신거부로 JCPOA는 파기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JCPOA 파기는 북미회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북한이 JCPOA를 파기한 미국에 대해 의구심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 맥락에서 노스라톨라 타지크는 낙관적입니다. “트럼프가 JCPOA에 잔류한다고 해서 이란에 더 유리할 것도 없습니다. JCPOA는 이른바 “다모클레스의 검”(Sword of Damocles : 신변에 늘 따라다니는 위험)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걸핏하면, JCPOA 파기위협에 시달리는 이란경제가 과연 좋을 수 있을까요? 동시에 북미회담이 타결된다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북한해법을 이란에 적용할 수도 있어 향후 對이란정책에 다양한 수단을 사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정치평론가인 사이드 라이자즈 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 생각에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관심사가 아닙니다. 트럼프는 이미 중국을 최우선 관심대상으로 선택했습니다. 북미회담은 중국에 대한 압박전략과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트럼프에게 계속 이란 문제를 거론하겠지만 우리가 염두해 두어야 할것은 트럼프의 최우선 관심사는 항상 경제라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외교를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현재 북미회담 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만약 회담이 실현된다면 그 결과는 지역정세를 넘어서 국제질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참조 : Iran keeps close eye on upcoming US-North Korea talks,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