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원유감산의 의미

Iranian oil minister moves to forge new regional partnerships11월30일, 석유수출국기구 OPEC와 러시아는 지난해 타결됐던 원유감산합의를 다시 한번 연장하는데 동의했습니다. 기한은 내년 말까지입니다.

지난해 합의 이후, 감산이 지속되면서 유가는 꾸준히 올라 현재 배럴당 약 60 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0% 인상된 가격입니다.

이번 연장안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감산의무에서 면제되었던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올해에는 원유생산량 한도가 부과된데 반해, 이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감산의무를 면제 받았습니다.

이번 OPEC회담은 감산합의 외에도 이란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는 회담이었는데, 이란은 여러 다른 중요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먼저 이란은 오만과의 별도 회담에서 2013년 타결됐던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스 파르스의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오만에 공급하는 사업인데, 15억 달러가 투입되는 파이프라인이 완성되면 하루 10억 큐빅미터의 이란산 천연가스가 오만에 공급되게 됩니다.

당장 현실화 가능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사우디가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아라비아 반도 GCC(Gulf Cooperation Council) 회원국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 시점에서는 상당히 큰 상징적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카타르를 압박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사우디의 시도는 아직까지 별 성과가 없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합의는 이라크와 원유 스왑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원유스왑계약에 따르면, 이란은 이라크 키르쿠크에서 이란 북부지방의 정유 플랜트로 원유를 공급받고 그 대신, 이란은 같은 양의 원유를 이라크 남부 페르시아만의 항구로 공급하여 이라크의 원유수출을 돕게 됩니다. 이 원유스왑건도 파이프라인 건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장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이라크와 이란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칭하고 있는데 이란이 이라크산 원유를 구매하는 것은 이란의 정유플랜트 능력을 끌어 올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란은 이라크산 원유를 공급받음으로써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쿠르드 자치정부와 키르쿠크 원유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이라크를 지원함으로써 이라크 중앙정부와 연대를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즉 원유스왑으로 이라크와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긴밀히 하는 지정학적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번 OPEC회담은 중동 각국의 복잡한 지정학적 사정으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중동에서 미국의 빈틈을 채우려는 러시아와 정치적 불안으로 저유가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사우디, 이 양대 산유국이 감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합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참조 : Iranian oil minister moves to forge new regional partnerships,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