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에 관한 오해들
10월15일은 원래 트럼프 행정부가 3번째로 이란의 ‘핵협정 준수’ 인증을 발표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핵협정 인증은 그 자체로 이란 핵협정(JCPOA)에 포함된 내용은 아닙니다.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는지 검증, 확인하는 권한은 오직 국제원자력기구(IAEA)만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정부가 이란의 핵협정 준수를 검증 또는 확인(인증)한다는 아이디어는 美의회가 제안하고 오바마 정부가 수락한 것으로 엄밀하게 얘기하면 핵협정 자체와는 직접 관련 없는 미국 내부적인 정치 사안입니다.
2015년 핵협상 당시, 오바마 정부가 이란의 완강한 제재 해제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美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정부는 의회가 제안한 ‘이란 핵협정 검토법’(Iran Nuclear Agreement Review Act)에 서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90일마다 이란의 핵협정 이행사항을 확인(인증)하여 의회에 보고해야 하고, 그 반대급부로 의회는 이란에 대한 제재 부과를 자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美행정부가 인증을 포기, 거부하는 경우, 의회는 60일내에 핵협정을 재검토하여 이란제재를 재개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이미 지난 4월과 7월에 인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IAEA는 수 백건의 사찰을 통해 이란이 핵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는 8건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란이 핵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 점은 미국정부도 사실상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핵협정의 성격이 문제되는데, 핵협정 파기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內 극우인사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핵협정은 미국과 이란의 양자조약이 아닙니다. 또한 다자조약도 아닙니다. 핵협정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결의안(2231호)입니다. 즉, 유엔 회원국에게 구속력이 발생하는 국제규범입니다. 유엔과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이 핵협정을 지지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또한 기한이 만료되면 이란의 핵개발이 무제한으로 허용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기한이 만료되면, 이란은 핵확산방지조약(NPT) 추가의정서를 반드서 승인해야 합니다. NPT 추가의정서 승인은 광범위하고 엄격한 IAEA 핵사찰을 수용한다는 의미입니다.
핵협정 기한이 만료되면, 이란은 평화적 목적을 위해 자유로운 핵개발 연구를 수행하겠지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핵확산방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의 의무도 지켜야 합니다.
현재, 핵협정은 핵협정 당사국인 P5+1 중 오직 미국에서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협정 인증 거부는 미국 국내 정치문제입니다. 하지만 바로 거부한 그 순간, 국익을 핑계로 정적에게 보복하기 위해 국제법마저 무시한 미국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신뢰와 권위를 상실한 것입니다.
참조 : False Assumptions About the Iran Nuclear Deal, 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