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대, 오히려 이란에 투자할때”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17일(현지시간) 이란과 체결한 핵 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면제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면제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런 조치는 사실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이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이란 강경 노선을 재확인했지만 이면에서는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이중 전략을 취한 셈이다.

이란 전문가인 김혁 김앤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지금이 이란에 투자할 적기라고 분석했다.김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미국이 카타르 사태 등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하며 이란과 정치적 갈등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특유의 실리주의 접근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를 나와 테헤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LG전자에서 이란 관련 사업만 13년간 담당한 이란 전문가다. 김 대표는 최근 LG전자에서 나와 김앤파트너스를 세워 이란 진출 관련 경영·법률 컨설팅을 하고 있다.김 대표는 지난 5월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된 것을 계기로 대이란 경제협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란 항공사들이 에어버스·보잉과 총 200대의 중형 항공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4월 에어버스 항공기 3대가 실제로 도입됐다”며 “이란 경제제재 해제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일”이라고 말했다.자동차 시장에서도 전 세계 제조사들의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푸조 외에도 르노, 시트로앵 등 프랑스 회사들은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중국 자동차회사들도 반조립제품(CKD)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란의 양대 자동차업체인 호드로와 사이파는 전 세계 자동차 기업에서 합작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17년 만에 이란 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이란은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또 다른 개방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란 인구 8000만명 중에서 40대 이하가 70%를 차지한다”며 “이런 젊은 층은 새로운 문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계 기업들은 원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란과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경제제재 해제 조치가 1년 반이 지나면서 본격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이란 시장을 한국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김앤파트너스 인터뷰, 매일경제 7/25
링크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499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