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허브’로서의 이란

Iran map지난 20년간, 에너지 공급망은 이란과 주변국 관계를 지탱하는 기둥이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원유,가스 파이프 라인과 전력망이 확장되면서 이란과 중앙아시아는 이른바 ‘원유스왑거래’를 활발하게 해왔고, 이를 통해 이란은 역내 에너지 허브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란은 단지 수출 역량을 키우는데 그치지 않고, 역내 에너지 상호의존성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과 이란을 연결하는 원유 파이프라인 건설도 이란의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에너지 허브로서의 독보적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쿠르드 자치정부(KRG)는 이란과 하루 25만 배럴 원유 공급이 가능한 파이프라인 건설에 동의 했다고 합니다. 파이프라인은 쿠르드의 코이신작(Koysinjaq)으로부터 국경을 통과하여 이란 서부의 케르만샤(Kermansha)까지 연결됩니다. 그리고 케르만샤에서 이란의 원유공급 간선망에 합류하여 이란 북부의 정유공장에 보내지게 됩니다. 이 파이프 라인 건설은 2014년 이라크 중앙정부가 터키로 수출되는 쿠르드 지역의 원유 수출대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계획되었습니다. 시리아 내전과 IS문제에 대한 이라크와 터키의 대립도 쿠르드 자치 정부가 제3국 수출을 고려하게 된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란은 주요 우방국인 이라크 정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쿠르드산 원유가 이란에 공급됨으로써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간 이해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개시되었습니다. 쿠르드 자치정부 입장에서 터키 외에 다른 수출선을 확보하는 것은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중요한 일입니다. 사실 지난 2년간 쿠르드 자치정부는 트럭으로 이란 정유 공장에 원유 공급을 해왔습니다. 이런 상황 상황 때문에 파이프 라인 건설이 간절하지만, 지정학적 상황은 이라크, 쿠르드, 이란, 터키 그리고 관련 산업 종사업자들을 점점 복잡한 상황으로 몰아 넣고 있습니다.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 쿠르드 자치정부가 터키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복잡하게 얽힌 현금 흐름으로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터키로 공급되는 원유’에 대한 수출대금은 이라크 중앙 정부를 거쳐 쿠르드 자치 정부에 송금되는데 이는 비교적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반면에 ‘이란에 공급되는 원유’ 대금은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란간 직접 결제되어 재정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쿠르드 자치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쿠르드와 이란간 거래를 조건부 동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테헤란 주재 쿠르드 대표부의 나짐 다바그에 따르면 이라크는 ‘키르쿠크’산 원유가 ‘쿠르드’산 원유와 함께 파이프 라인을 통해 이란에 공급될 수 있으면 파이프 라인 건설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현재 ‘키르쿠크’산 원유는 터키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키르쿠크’ 유전지대는 쿠르드 자치 정부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쿠르드 자치지역 영역 밖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만약 ‘키르쿠크’산 원유가 이 파이프 라인을 통해 이란에 공급된다면, 이라크 중앙정부는 분명히 ‘원유수출대금’ 결제를 중앙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수행할 것을 주장할 것입니다.

이란에게 파이프 라인 건설은 역내 에너지 교류 및 무역을 확대 시킬 뿐만 아니라, 원유생산 효율성과 공급체계를 개선시키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란의 주요 유전 지대는 남서부 지방에 집중되어 있지만 주요인구 거주지역은 북부에 몰려 있습니다. 쿠르드로부터 공급되는 모든 원유는 예외 없이 이란 북부의 정유 공장에 공급될 것입니다. 그러면 북부의 테헤란이나 타브리즈는 남부 지역으로부터 원유를 끌어오기 위한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이란이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유스왑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란은 카스피해를 통해 원유를 공급받아 이란 북부 지방에 공급하고 대신 이란 남부의 원유를 투르크메니스탄의 원유 거래선들에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원유대금결제’와 관련해서 이란은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원유에 대해 쿠르드와 이라크 중앙정부 모두에게 대금을 지급하거나 아니면 ‘원유스왑계약’을 통해 쿠르드와 이라크산 원유 거래선에 이란산 원유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이란은 북부지방의 남부지방산 원유 의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중개수수료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런 경제적 혜택뿐만 아니라 이란은 자국 내 낙후 지역인 이란내 쿠르디스탄 지방의 개발을 꾀할 수 있습니다. 쿠르디스탄 지방은 인프라가 열악한 곳으로 파이프라인 건설은 이 지역의 경제적 잠재성을 깨우고 이란 내부의 통합을 촉진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경험을 통해 보면 이란은 지정학적, 경제적, 정치적 정당성이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아무리 많은 어려움과 반대가 있더라도 결국 현실화 시키곤 했습니다. 이란-쿠르드 파이프 라인 건설이 바로 그런 프로젝트입니다.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란의 교류가 확장될 뿐만 아니라 이란 쿠르디스탄 개발도 도모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란이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라크를 어떻게 설득할지 아직은 두고 볼 일입니다,

참조 : Iran’s pipeline politics reaches Iraqi Kurdistan,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