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 이란, 핵합의 준수확인
렉스 틸러슨 美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핵합의(JCPOA)를 준수하고 있지만,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반군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에 위협적 요소일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점을 고려하여 제재(Sanction)재개를 포함한 對이란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핵합의에 따르면 국무부는 90일마다 이란의 핵합의 준수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4월19일, 렉스 틸러슨 美국무부 장관은 美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란이 핵합의(JCPOA)를 준수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국(NSA)에 이란핵합의가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하는지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이는 핵합의로 해제되었던 제재(Sanction)부활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은 이란의 핵프로그램 중단에 따른 대가로, 핵관련 제재를 해제 했는데, 이는 이란에 투자하려는 미국外 기업들에게 제재면제권(Sanction Waiver)을 부여 및 갱신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제재를 해제 해왔습니다. 제재면제권은 6개월마다 갱신이 필요한데, 다음달 5월이 트럼프 행정부집권 이후 처음으로 제재면제권 기한이 만료되어 갱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면제권 갱신여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對이란정책을 가늠할 첫번째 테스트가 될 전망입니다.
렉스 틸러슨이 핵협상 실패를 언급하고,핵합의를 재검토한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이란에 대한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다분히 대외적 과시용 엄포이며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핵합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근거로 첫째, 트럼프가 국가안보국에 핵협상 재검토를 지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닙니다. 새로 취임한 정부가 前정부의 외교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로, 오바마 행정부도 2009년, 동일한 작업을 했었습니다. 이란 핵협상을 실무에서 주도해온 인물들은 민주당 인사들이 아닌 당파를 초월한 행정부내 전문직업관료들입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들이 재검토 과정에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의견을 번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단지 트럼프 주위에서 전문적, 기술적 분석에 상관없이 강경노선을 선호하는 인사들이 문제일 뿐입니다.
둘째, 틸러슨의 이번 의회보고서 제출 자체가 핵합의를 이행 하고 있는 것입니다. 90일마다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핵합의에 포함된 내용으로, 만약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공화당 주도의 美의회는 이란제재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무부가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한 다음날, 틸러슨이 돌연 강경자세로 선회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 내부에서 오바마와는 다른 강경한 모습을 분출하려는 욕구와 아직은 핵합의를 파기할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현실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핵협상 실패를 외치면서,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은, 핵합의 외의 다른 대안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이란핵협상을 흔들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핵합의를 비교적 잘 지켜 왔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발표한 블랙리스트는 핵관련 문제가 아닌 탄도미사일 실험과 관련 된 것이고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한 모게리니 EU외교안보대표에게 美행정부 관료들이 핵합의 준수를 약속한 사실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사실 또한 핵합의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핵합의를 깰 경우,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금 노골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핵합의를 깨고 이란과 북한을 동시에 상대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첫번째 행정명령을 발령하면서 이슬람국가 7개국의 무슬림 입국금지 명령에 서명할 때, 기자들을 불러모아 요란하게 행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연방법원의 중지명령으로 나중에, 대폭 완화된 행정명령을 발령할 때에는 신문기사에 조그맣게 실렸습니다. 틸러슨의 對이란강경 발언도 비슷한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조 : Tillerson declares the Iran nuclear deal a failure, Washington Post /
Has Donald Trump Learned To Love The Iran Deal?, Huff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