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리프 외무장관 전격 사의표명, 이란 내 강경파의 권력강화를 보여주는 단면
지난주 이틀만에 철회되기는 했으나 이란 외무장관의 전격사임발표는 이란내 보수강경파와 개혁파 진영간의 공방을 공개적으로 드러 낸 흔치 않은 것으로 이는 미국의 독단적인 이란핵협정 탈퇴 후 재개된 이란제재로 인해 내부적인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란 내 보수강경파들의 우위는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으나 금번 쟈리프 장관이 공개적으로 불만감을 표시한 것은 현 로하니 정부의 최대 외교업적인 이란핵협정이 트럼프 행정부 취임이후 지속된 압력으로 인해 핵협정에 대한 이란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로하니 정부와 이를 주도한 쟈리프 외무장관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수강경파의 권력강화는 현 미국과의 긴장된 관계를 악화시키고 이란의 경제위기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란과 지역 동맹국 관계를 연구하는 레바논대학의 탈랄 아트리시 교수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이후 쟈리프 장관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그가 믿고 추진했던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이 잘못된 전략으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쟈리프 장관의 외교정책의 기조는 서방세계와의 활발한 교류만이 이란의 미래를 열어 나가는 핵심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서방국가를 반드시 맞서서 이겨내야 하는 적으로 간주하는 강경파의 정책방향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지난해 이란 핵협정 탈퇴와 對 이란 제재 재개로 인한 폭발적인 물가상승과 실업률의 증가로 양진영간 갈등의 골은 깊어만 지고 있습니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알리 배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지난달 쟈리프 장관의 사임발표 이전 그와 가졌던 미팅에서 쟈리프 장관은 외교부 수장으로서 추진하고 있는 사안들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 대해서 매우 답답해 하고 있었고, 지난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국빈방문시 방문사실 조차 외무부에서 인지하지 못하자 그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란의 전략적 우방국가인 시리아 대통령이 9년만에 이란을 국빈방문하여 최고종교지도자를 예방하는 자리에 외무장관이 아닌 보수강경파의 핵심인물인 거셈 솔레이머니 이슬람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사령관이 배석하였으며 아사드 대통령의 방문이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도 외무부와의 정보공유는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쟈리프 장관의 사임은 국익에 반하는 것이며, 쟈리프 장관은 매우 믿을만하고 종교적인 관료”라며 쟈리프 장관의 사의를 반려하고 쟈리프 장관도 이틀 후 업무에 복귀하였으며, 솔레이머니 장관도 쟈리프 장관이 아사드대통령의 최고종교지도자 예방시 불참하게 된 것은 관료적 행정체계에서 발생된 실수라고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바흐럼 거세미 이란외무부 대변인은 쟈리프 장관의 사임 표명 이유는 외무부와 외교체계를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긍정적인 노력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쟈리프 장관과 솔레이머니 사령관은 이란의 양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로 쟈리프 장관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유엔주재 이란대사를 역임하며 국제무대에서 이란이 정책을 대변하고 협상을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로서 이란 핵협정의 주요 책임자였습니다. 반면에 솔레이머니 사령관은 오랫동안 해외에서 비밀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시리아 및 이라크 민병조직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랍의 봄’ 봉기 이후 발생한 아랍 주변국들의 혼란속에서 이란의 역내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솔레이머니 사령관의 위상이 이란 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미국의 핵협정 탈퇴, 제재 재개, 최근 유럽과 추진되고 있는 달러화를 배제한 유럽국가들과의 독립적인 금융시스템 가동지연 등으로 개혁파의 입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양진영간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조 : A High-Level Resignation in Iran Is Seen as Sign of Hard-liners’ Strength, 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