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경제 사절단과 함께 이라크 방문

자버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50여명 이상의 경제 사절단과 함께 무역 및 에너지 관련 분야 협력강화를 위해서 바그다드를 방문하였습니다. 금번 방문은 에너지분야 고위 관계자들의 1월 중순 이라크 방문과 연계되어 바로 이루어진 이례적인 방문입니다. 현재 이란은 이라크 전기수요의 4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이란 입장에서는 에너지 분야 최대의 시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란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이라크 방문은 최근 미국의 이라크 내에서의 영향력 확대 움직임이 커짐에 따라 이란정부의 긴장감이 고조 되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이란과 미국 모두 이라크내에서 이슬람국가(IS)와 대항하면서 공조하는 듯 하는 형국을 보였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독단적인 이란 핵협정 탈퇴와 경제제재 재부과로 인해 미국-이란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번 쟈리프 장관의 이라크 방문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사전 예고없이 중동지역 순방 시 이라크를 방문해서 對 이란 강경 중동정책을 강조한 후 며칠 만에 이란 외교의 수장이 직접 바그다드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직접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라크 내 미국의 경제 영향력 확대 행보의 일환으로 지난 달 릭 페리 美 에너지 차관은 이라크가 기존 이란의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 기업을 활용하여 자체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토록 유도하여 이라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해당 에너지 개발 기술을 구입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90일 동안 이란 천연가스 구매를 허가 받은 바 있습니다.

쟈리프 장관은 아델 압둘 메흐디 총리 등 이라크 고위관계자들과의 회담 후 “미국 등 일부 주변국가가 이란과 이라크간의 유대관계와 협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지속적으로 쌓으려고 하나 양국간의 유대관계는 미국 정부의 의도대로 달성될 수는 없을 것” 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라크 북부 신흥경제지역인 쿠르드 북부지역과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를 방문하였습니다.

이라크는 이란의 천연가스 구입 외에도 농산물, 식품, 과일, 육류, 건설자재 등 90억달러의 무역규모를 가진 이란의 최고 非석유물품 수출시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8월, 11월 두차례에 걸쳐 재개된 미국의 對 이란 경제제재 조치로 인하여 이란의 원유판매가 억제되고 2016년 핵협정 타결 후 진출한 외국인의 투자가 급감되면서 이란에게는 심각한 경제적인 타격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며, 이라크와의 교역에 있어서도 대외송금의 규제 등으로 인하여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자파르 알 함다니 이라크 상공회의소장은 금번 회담을 통해서 이란-이라크 양국간 미국의 경제 제재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였고, 쟈리프 장관은 양국의 교역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공동산업지구를 신설키로 하였습니다.

금번 회담에 참석한 이라크 관계자는 “이란정부가 현 제재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이라크와의 협력 관계 구축해 매우 진지한 자세를 보였으며 미국의 제재 이후 이란 정부는 매우 유연한 태도로 외교무대에 임하고 있다.” 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이라크 정부의 공식 입장은 금번 미국의 독단적인 對 이란 제재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및 불이익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동참하고는 있으나, 이라크 내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는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기업단 대표도 “제재로 인한 해외송금 등의 어려움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란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하에서도 이라크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제재를 극복해 낼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자신이 있다” 고 전했습니다.

참조 : Iran Works to Keep Iraq Open for business, The Wall Street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