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핵협정을 지킬 수 있는 방법

How Iran and Europe can save the nuclear deal미국의 핵협정 탈퇴로 협정 당사국 각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협정의 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란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 없이 협정유지가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유럽과 대화하겠다고 밝혔고, 허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유럽이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결국 미국과 매한가지라고 했습니다.

즉 유럽, 러시아, 중국은 협정을 존속시키기 원한다면 이란에게 말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협정탈퇴 예고 이후, EU는 자국기업들의 이란 투자를 지속시키기 위해 이란과 논의을 계속 해왔습니다.

유럽의 주요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과 은행, 주식시장에 대한 의존이 높다보니 EU는 주로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춰 기업보호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결국 몇몇 대기업들은 美재무부로부터 제재면제를 받기 위해 직접 접촉할테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미국시장을 포기하거나 EU의 보호대책을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EU가 이란에게 제시할만한 대안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금융지원강화

2000년대 후반부터 유럽 대형은행들은 이란 제재위반 혐의로 미국 뉴욕주 검찰당국의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BNP 파리바, 코메르츠방크, 크레딧 스위스, HSBC, 스탠다드 차터드, 바클레이즈 등 다수의 유럽 주요은행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을 추징당했는데, 예컨대, BNP 파리바의 경우는 89억 달러, 코메르츠 방크는 5억 달러 벌금납부를 뉴욕주 당국과 합의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2016년 제재해제 이후에도 유럽 주요은행들은 만약 있을지도 모르는 미국의 제재를 우려하여 이란거래를 기피해 왔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협정을 탈퇴한 지금, 일반은행들에 대한 보호대책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유럽 정부,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지원에 직접 나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유럽의 국영은행과 중소은행들이 참여하는 이란투자 전문기관을 설립하여 거래 및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결제메시지 서비스인 스위프트(SWIFT)를 계속해서 제공하고 이란의 금융체제가 국제화 수준에 도달하도록 지원하는 활동도 필수적입니다.

 

원유산업지원

2016년 제재해제 이후, 이란의 원유 및 컨덴세이트 수출은 하루 100만 배럴에서 250만 배럴로 늘어났습니다.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 온 이란은 향후에도 원유 수출이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를 원할텐데, 아시아가 이란 전체 원유류 수출의 80%를 소비하고 있고 유럽이 한국이나 일본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이 도와줄 여지가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늘려 원유수출 감축분을 일부 보전하고 석유화학류 수입을 늘려 지원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항만 이용이나 선박 재보험에서 미국의 제재로 인한 문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첨단기술이전

원유산업 의존도를 줄이려는 이란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제공하고 고급인력 양성에 도움을 준다면 이란이 크게 반길 것입니다. 비원유부문의 수출을 늘려 경제체질을 바꾸려는 이란에게 기술이전은 매력적인 제안이기 대문입니다.

특히 중동 최대 규모인 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제조업과 전력, 제철, 조선 등의 기간산업 그 외 물류, 의료등 서비스 분야에서 이란이 국제경쟁력을 갖출수 있게 도움을 준다면 이란정부도 협정 탈퇴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방안들은 모두 실행이 쉽지 않은 제안들이지만, 모두 이행한다 하더라도 이란이 만족할만한 수준을 아닐 것입니다.

하미드 아부탈레비  이란 대통령 보좌관은 협정 당사국들이 이란의 정치, 경제, 안보에 관한 고유의 권리를 모두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유럽과 이란이 (미국제재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중소기업 위주로 사업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또한 이란이 유럽에게서 많은 양보를 이끌어낸다면, 오히려 미국의 탈퇴가 이란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통 큰 제안일수록 협정에 잔류하려는 이란의 욕망도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유럽이 이란 설득에 실패한다면 이란의 서방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서방 기업이 사라진 이란시장에서 승자는 러시아와 중국기업이 될 것입니다.

참조 : How Iran and Europe can save the nuclear deal,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