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환율제 전망

도입배경

Why Iran moved to unify dual exchange rates작년 9월, 중앙은행은 시중은행 및 유사금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단속목적은 1년 거치 예금금리를 15% 이하로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중앙은행은 오래전부터 이자율을 인플레이션 수준(10%)까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는 주장을 하며 예금금리를 꾸준히 인하해왔는데, 일선 시중은행에서는 중앙은행 지침과는 달리 고율의 이자율이 계속해서 지급되자 칼을 빼든 것입니다.

단속은 상당히 엄격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거대 유동자금이 은행권을 이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9월말부터 이상 징후를 보이던 환율은 트럼프의 핵협정 인증거부(10/13, $1 = 40,700 IRR)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고, 먀샤드에서 시작된 물가항의시위가 전국으로 확산(12/28, 42,010 IRR)되면서 환율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게 됩니다.

이에 중앙은행은 이자율을 다시 20%로 인상(2/14, 49,000 IRR)하고 외화표시채권, 골드코인 등을 발행하자, 환율은 45,000 ~ 49,000 IRR 사이를 횡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핵협정 파기가 현실화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며 노루즈 이후 60,000 IRR을 돌파하자 정부는 전격적으로 단일환율제를 도입합니다.

왜 단일환율제인가?

IMF에서 강력하게 채택을 권유하고 있는 단일환율제는 사실 로하니 대통령 집권초기부터 일관되게 추진해온 숙원 정책입니다. 복수환율제가 갑작스러 환율변동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그로 인한 폐해가 상당합니다.

먼저 시장환율보다 낮은 공식환율을 같이 운용하다보니 공식환율 적용으로 발생하는 재정적자가 심각하고, 외환할당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이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시장환율과 공식환율 갭을 이용하여 부정축재를 하려는 세력이 항상 있어, 단일환율제는 이란경제가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제도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로하니 정부는 임기내에 단일환율제를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후  공식환율이 적용되는 수입품목 수를 대폭 감축하는 한편, 공식환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여 시장환율에 접근시키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중앙은행 표현을 빌리자면 단일환율제는 공식환율이 시장환율과 일치하는 날 자연스럽게 시행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제재해제에도 불구하고 단일환율제 유지에 필수적인 국제금융망 편입이 지지부진하고 공식환율과 시장환율의 격차가 지속되고 있어 이란정부는 단일환율제 도입에 우호적인 환경이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FATF가입과 부실은행 정리를 위해 대대적인 금융개혁을 진행하고 있어 상당한 경제충격이 예상되는데, 이 기회에 단일환율제를 도입함으로써 개혁으로 인한 시장 피로도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조속히 경제를 안정화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후속대응조치

환율이 단일화 하면서 달러는 42,000 IRR에 고정되었습니다. 중앙은행은 환율고정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정부와 중앙은행은 외환통제와 수입억제, 두 방향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먼저 중앙은행은 통합 외환거래시스템인 NIMA를 개발하여 시험운용중인 한편, 외환매입 허용대상을 33개로 한정하여 실수요외에서 투기 목적의 외환거래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수입은 은행 또는 지정된 환전소를 통해 사전에 신고해야만 가능하고, 수출업자들은 예외없이 수출로 발생하는 외환을 국내로 다시 반입해야 합니다. 

한편, 6월로 예정된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금융개혁 심사를 대비하여, 은행권을 중심으로 돈세탁 방지 및 테러자금조달 억제 조치가 법제화되어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외환위기 극복과정 및 금융개혁을 통해 은행들을 금융서비스의 중심으로 다시 재배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과거 제재로 인해 은행들보다는 사설환전소나 유사금융기관등이 금융서비스 상당부분을 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은 현재 외환거래소의 외환거래를 잠정적으로 금지했는데, 은행권으로부터 준비가 끝나면 환전소의 외환거래가 재개될 예정입니다.

리스크와 전망

정부가 설정한 단일환율 42,000 IRR은 작년 연말 시위가 전국으로 확대되기 직전의 환율입니다. 추측컨대, 정부는 42,000 IRR까지는 실수요에 따른 환율증가이지만, 시위 이후 급격히 오른 부분은 투기에 따른 거품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즉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42,000 IRR이 균형환율이라는 것입니다.경제전문가들은 단일환율제 도입직전 외환시장은 실수요가 완전히 사라지고 외환투기세력이 판치면서 시장기능이 상실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판단이 맞다면, 다음달 5월 이란핵협정 위기가 지나고 대외환경이 진정되면 외환시장이 42,000 IRR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면 이후 환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2012년 초, 이전 정권인 아흐마디네자드 정부에서 비슷한 조치를 취했을때, 리알화 환율은 1년내에 3배 가까히 폭락하며 인플레이션은 40%에 육박했습니다. 저유가와 결합된 인플레이션은 구매력 감소로 이어지고 경기불황, 실업율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습니다.

단일환율제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경제전문가인 사이드 라이자즈는 정부조차 단일환율제가 지속될 것으로 믿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최소 2~3개월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시장의 외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데 성공한다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기업인들은 단일환율제 도입이 근본적 처방이 아닌 단기성 미봉책이라고 비판하며 단일환율제 지속에 대해 낙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근본적 원인은 3,57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유동성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외환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정부공시환율이 시장환율과 갭이 커지면 특정목적의 환율이 도입되며 단일환율제는 폐지수순의 길을 갈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이런 위험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개혁이 어느 정도 성공한다면, 설령 이중환율제로 다시 복귀하더라도 현재의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조 : Why Iran moved to unify dual exchange rates,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