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産 ‘벨루가’가 돌아온다

Caspian Caviar나세르 메쉬킨 아자리언 이 조심스럽게 맛을 봅니다. 짭짤한 오돌도돌한 알갱이가 혀 위에서 느껴집니다. 아지라언은 곧 미소를 띄우고 물로 입을 헹굽니다. 그리고 나직히 말합니다.

“100점 만점에 82~83점입니다.” 이란에서 온스(28.35g)당 80달러에 거래되는 식재료 치고는 값비싼 시식입니다. 하지만 미식가들이 탐내는 벨루가 캐비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란산 캐비어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테헤란에서 캐비어 유통기업 ‘버후(Bahoo) 캐비어’ 대표인 아자리언 회장이 말합니다. “캐비어 산업은 성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재가 해제된 이후, 이란 캐비어 비즈니스가 세계시장 복귀를 노리고 있습니다. 한때 이란 최고의 수출 품목이었던 캐비어는 제재와 더불어 카스피해의 철갑상어 포획금지조치에 따라 산업이 거의 붕괴되었습니다. 윤기가 도는 극상품 가치의 알을 품은 이 선사시대 어종은 과도한 남획으로 거의 멸종 직전까지 몰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젠 이란의 캐비어 업자들은 합법적인 양식을 통하여 철갑상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합의 이후 세계시장에 이란산 캐비어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16년 미국이 이란산 식자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자, 10년만에 이란산 캐비어가 미국에 수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캐비어가 아무리 비싸다 한들, 원유수출에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에 수출한 캐비어 첫 선적분도 410억 달러규모의 이란원유산업이 12초면 벌 수 있는 돈입니다. 하지만 캐비어 수출은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란이 서방을 비롯한 전세계와 다시 교류를 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이란과 카스피 해를 공유하던) 소련이 붕괴하자 최고급 캐비어, 벨루가의 서식처인 카스피해에 무단포획이 횡행했습니다. 2005년, 카스피해 철갑상어 개체수의 90%가 사라지자 당시 캐비어 최대수입국인 미국은 카스피해 벨루가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이란제재가 가속화되자 캐비어 무역은 완전히 끊겼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란이 러시아를 비롯한 카스피해 연안국과 철갑상어 포획금지 협정을 체결하자 캐비어 양식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이란정부의 지원 아래, 카스피 해수가 공급되는 콘크리트 양식장에서 벨루가가 양식되고 있습니다.

수명이 100년 정도인 벨루가는 알을 품기까지 ’10년’정도 걸립니다. 조만간 이란산 벨루가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세계시장에 본격 진입할 시기에 이란산 벨루가가 전세계에 소개될 것입니다. 정말 큰 기회입니다.” 이란어업협회 대표인 알리 호더이 회장의 말입니다.

참조 : At $80 an ounce, it’s not for everyone. But Iranian caviar is eyeing a comeback in the U.S., LA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