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조금 개혁,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Calculator & Dollar이란에서 휘발유 가격은 모든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경제지표로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파급력이 상당하여 가격인상이 예상될 때에는 나라 전체가 들썩입니다. 이런 휘발유 가격에 대해 2015년 이전에는 이중가격제가 실시되고 있었습니다. 이중가격제는 국민 일인당 60 리터 한도로 정부가 지원하는 (저렴한)  보조금 가격과 60 리터 이상 구입시 적용하는 시장가격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휘발유 보조금으로 막대한 정부재정이 지출되고 에너지 과소비(보조금 덕택에 저렴한 가격의  휘발유를 인근국가에 밀수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가 문제되자 정부는 휘발유 보조금 축소를 계획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2010년에 통과된 (휘발유) 보조금 개혁법안은 원래 5년 동안 3차에 걸쳐 보조금 가격과 시장가격의 격차를 줄일 예정이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시행이 보류되다가, 2013년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2014년 2월에야 가까스로 (2차) 보조금 개혁이 시행 되게 됩니다.

2015년 60 리터 한도로 지급되던 휘발유 보조금이 폐지되고 시장가격으로 단일가격제가 실시되자 에너지 과소비 제한과 정부재정 악화방지라는 목적은 (미흡하지만)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휘발유 보조금 대신 항상 선거때마다 이슈가 되는 보조금이 있습니다. 바로 현금보조금입니다. 현금보조금은 정부가 국민에게 매달 약 45만 리알(약 13,000원)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현금보조금 취지는 2010년 휘발유에 대한 보조금이 삭감되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누그러트리고 저소득층의 생계를 지원히기 위해 신설되었습니다.

현금보조금은 아직까지는 등록만 하면 국민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8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정부에게는 상당한 재정부담이기 때문에 항상 첫번째 개혁 대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로하니 정부는 그 동안 현금보조금 대상자를 축소하려는 시도를 여러차례 해왔지만 정치적 이유로 아직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습니다. 다만 지급되는 금액은 2010년 수준으로 동결되어 2012년 환율이 크게 하락한 이후에는 전보다 절반 이상 삭감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이란국민의 90%에게 매달 11억불씩 직접 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런 조치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연간 130억 달러가 소요되는 현금 보조금 재원이 다른 곳에 적절하게 쓰인다면 경제 전체로는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의회가 제6차 경제사회 종합개발계획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는 현금보조금 개혁안은 2018년까지 보조금 지급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보조금 지급은 보조금 수령자 개별 계좌에 현금이 이체되는 형태로 되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현금기반이 아닌 신용기반으로 저소득층에 집중 지원하는 방식도 제안되고 있습니다. 예컨데 고소득층의 보조금 지금을 중단하여 저소득층 수입의 25%~100%가량 되도록 현금보조금을 할당하는 것입니다. 현금보조금 개혁은 정치적 리스크가 상당한 이슈이지만 재임 성공으로 개혁정책에 탄력이 붙은 로하니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댈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 Why Rouhani won’t halt costly cash handouts anytime soon, Al 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