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탄도미사일 실험
트럼프 취임 이후, 이란이 처음으로 탄도 미사일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발사된 미사일은 600 마일을 비행하여 대기권 재돌입 전에 폭발했습니다. 폭발이 실험 실패인지 고의로 폭발 시킨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마이클 플린 美 국가안보보좌관은 중동 안보를 위협하는 이란의 미사일 실험을 비난한다고 밝히고 미국은 이란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 (put on notice)했습니다.
하지만 플린 보좌관은 이란의 미사일 실험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향후 대응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근간을 유지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게는 정착촌 확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크림반도 합병으로 인한 러시아 제재는 지금 당장은 해제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 그 예입니다. 2월3일, 이란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자 관련 기관 및 개인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제재를 부과했지만 이는 오바마 정부도 시행하던 정책으로 트럼프가 이란 핵 협상을 파기할 것이라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부과 직후 이란도 미국기업에 대한 제재(블랙리스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실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핵협상(JCPOA) 합의대상이 아니며, 2015년 유엔안보리 결의 2231도 이란의 미사일 실험 자제(called upon)를 요구할 뿐 명확하게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핵협상 당시 미사일 문제를 포함시키려던 미국의 의도는 러시아,중국, 유럽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유엔결의안의 불명확한 표현도 이란과의 협상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입니다. 따라서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결의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유엔결의는 ‘핵무기 투발이 가능한 미사일’에 한정하고 있으나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 중단으로 미사일 실험 대상물이 핵무기 투발이 가능한 미사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참조 : Trump Embraces Pillars of Obama’s Foreign Policy, New York Times
단일환율제 시행 연기
단일환율제 시행은 당초 금년 내(이란력기준, 올해3월내)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올해 3월 이후, 외국금융기관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에 시행할 것이라고 경제부 차관이 밝혔습니다.
단일환율제 시행준비를 위해 공식환율을 절하하여 비공식환율(시장환율)에 맞추는 작업을 하는 동시에, 공식환율 적용대상인 수입품목의 수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에서 공식 환율은 주로 은행간 거래에 사용되고 있으며 공식환율과 비공식환율의 차이 확대는 은행공식거래에서 외환 거래를 실종시키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시장환율로 거래하는 것을 허가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단일환율제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히고 다만 지속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계획하에서 시행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5월 대선과 6월 FATF총회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시행이 유력해 보입니다.
*FATF (The Financial Action Task Force) : 돈세탁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 금년 6월 총회에서 이란의 블랙리스트 제외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참조 : Forex Rate Unification After March, Financial Tribune
라프산자니의 유산
라프산자니가 1월8일, 향년 82세로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입니다. 라프산자니는 이슬람 혁명의 주역이자 공화국 설계자, 온건파의 거두로써 평생을 타고난 협상가로 이란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입니다. 그의 업적은 주로 정치와 관련되어서 언급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육 분야입니다. 1980년대 이란정부가 갈수록 늘어가는 대학교육 수요에 대처할 여력(예산)이 없을 때,
금요기도회 리더였던 라프산자니는 기도회 설교에서 “신학생이라면 공짜로 배우기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일해서 번 돈으로 공부하라.”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란에서 국립대학학비는 원래 면제입니다.) 이 제안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었고, 라프산자니는 전국의 모든 도시에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이슬람 아자드 대학(IAU)을 설립합니다. 그리고 라프산자니의 아이디어는 IAU의 운영의 기본방침이 되었습니다. 즉 IAU의 특징은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으로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라프산자니가 IAU 설립자로써 30년 동안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오면서, 오늘날 이란의 대학생 수는 450만명을 넘고 있으며 총 인구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이란인 20명 당, 한 명은 학위취득과정에 등록 돼 있다는 뜻입니다. 18-24세 인구의 절반은 대학생이며 이중 85%가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등록금이 IAU의 대학운영재원으로 쓰입니다. 400개의 캠퍼스를 보유한 IAU는 막대한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IAU는 방계 캠퍼스까지 포함해서 162만명이 다니고 있으며 세계3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IAU는 학부와 대학원 레벨에서 다양한 전공과정을 제공합니다. 사실 IAU는 완전한 사립대학은 아닙니다. IAU는 호메이니의 칙령에 의해 설립되었고 IAU의 설립자들은 대학감독기관인 최고문화혁명위원회(SCCR) 출신들입니다. 하지만 라프산자니는 죽을 때까지 IAU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젠 문제는 그의 사후 누가 공석을 차지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많은 하마평이 있었지만 결국 최고지도자는 벨라야티 외교고문을 이사회의장에 임명했습니다. 벨라야티가 IAU를 맡으면서 IAU의 미래에 대해 많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방대한 IAU가 분리, 분권화 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고 좀더 이슬람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커리큘럼이 바뀔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여하튼 확실한 점은 라프산자니의 가장 큰 업적은 교육이라는 점입니다.
참조 : Why Rafsanjani’s real lasting legacy in Iran isn’t in politics, Al Monitor